'송 오브 루나', 당신의 그림자에게 들려주고픈...# 1.골목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어디론가 모두 사라져버린 해질녘의 오후. 한 소녀가 전봇대 사이에 고무줄을 묶어놓고 폴짝폴짝 고무줄놀이에 빠져 있다. 그리고 소녀의 발끝에는 기다랗게 늘어난 그림자 하나. 왠지 시무룩해 있던 그림자는 소녀가 고무줄을 뛰어넘을 때마다 팔랑팔랑 가벼워진다. 소녀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아 고무줄놀이를 쉽게 멈추지 못하고, 그렇게 그림자를 돌보는 동안 소녀의 외로움도 옅어져간다. 어느덧 어둠이 내린 골목, 그림자가 먼저 이별을 고하고 난 뒤에야 소녀는 비로소 마음을 놓고 집으로 돌아간다.# 2.독일로 망명한 프랑스 귀족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이상한 이야기]에는 악마에게 그림자를 팔고 후회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원하는 것을 모두 꺼낼 수 있다는 행운의 주머니가 탐이 나서, 있으나마나 아무 쓸모 없어 보이던 자신의 그림자와 바꿔버리고 마는 주인공. 덕분에 그는 큰 부자가 됐지만 사람들은 그림자가 없는 그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아무도 그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다.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돈이 그의 곁에 쌓여 있어도 그는 외톨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늘 함께 하던 그림자마저 떠나버린 완전한 외톨이.# 3‘송 오브 루나’의 노래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그림자였다. 바쁘다는 이유로, 어둡다는 이유로, 살면서 늘 저만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감춰두기만 했던 내 안의 그림자. 나조차도 돌보지 않던 그 그림자에게 '송 오브 루나'의 노래들은 말을 걸어온다. 나는 너를 알고 있다고, 너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나는 네게 다시 돌아올 거라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제 존재를 잊어가던 내 안의 그림자를 살살 흔들어 깨운다. 울다 잠든 아이의 눈물자국을 닦아주는 따스한 손길처럼.진정한 위로는 비를 맞고 있을 때 우산을 받쳐 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 했던가. 나를 마주 안아주는 너른 품속보다 나란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살짝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더 필요한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