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어요.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포도밭을 배고픈 여우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우아, 맛있겠다!”
여우는 입맛을 다시며 군침을 꿀꺽 삼켰어요.
그런데 포도밭은 울타리가 높이 쳐져 있었어요.
여우가 폴짝 뛰어 울타리를 넘으려고 했지만, 너무 높아서 넘을 수가 없었어요.
‘어떻게 하면 포도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여우는 포도밭 주위를 서성이며 둘러보다가, 울타리 한쪽에 나 있는 작은 구멍을 보게 되었어요.
“옳거니! 이 구멍으로 들어가면 되겠구나. 히히.”
여우가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머리를 넣어보았지만, 통통한 배 때문에 빠져나갈 수가 없었어요.
“살을 좀 빼야겠는걸! 사흘만 굶으면 배가 홀쭉해져서 저 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여우는 하루, 이틀, 사흘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쫄쫄 굶었어요.
홀쭉해진 여우는 작은 구멍으로 쏙 들어갔어요.
“야호! 이제 맛있는 포도를 실컷 먹을 수 있겠어! 아우 배고파…“
배가 고픈 여우는 허겁지겁 포도를 먹었어요.
“냠냠냠, 아이 맛있어! 새콤달콤 꿀맛이로구나! 꿀 포도, 꿀 포도라네~”
마음껏 포도를 먹은 여우의 배는 점점 불러지더니, 이제는 빵빵하게 되었어요.
“꺼억! 아, 배부르다. 이제 다른 음식을 먹으러 슬슬 나가 볼까나?”
여우는 다시 울타리의 구멍으로 얼굴을 집어넣었어요.
그런데, 볼록해진 배 때문에 구멍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어요.
‘아이쿠, 너무 많이 먹었나 봐. 여기를 나가려면 또 굶는 수밖에 없겠네!’
그래서 여우는 또 사흘을 쫄쫄 굶었어요. 배가 홀쭉해 지고 나서야 간신히 포도밭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요. 여우는 또 배가 고팠어요
“이게 뭐야! 배가 고프기는 포도밭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똑같구나!”
여우는 한숨을 쉬며 포도밭을 떠났대요.